마인퍼퓸랩으로부터 제품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한동안 바빳다가, 최근 여유가 생기면서 다시 향수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도 커졌다. 마침 평소 향사에서 자주 보았던 마인퍼퓸랩(MINE PERFUME LAB)에서 체험단을 모집한다는 글을 보고, 설레는 마음으로 신청하게 되었다. 마인퍼퓸랩 체험단에 신청하게 된 이유는, 보통 브랜드에서 새로운 향수를 소개할 때는 향조 중심의 정보만 나열하는 경우가 많은데 마인퍼퓸랩은 달랐기 때문이다. 각 향수마다 딱 한 문장으로 표현한, 다소 추상적이면서도 시적인 묘사가 적혀 있었는데 그 문장들이 제 상상력을 강하게 자극했다. 향조를 함께 보면서 그 문장 속 분위기를 직접 떠올려보니, '이건 꼭 맡아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 만큼 궁금증이 커졌다. 그래서 체험단 선정 소식을 들었을 때 기쁨과 동시에 설렘이 정말 컸다. 마치 여행을 떠나기 전, 여행지의 풍경을 상상하며 캐리어를 싸는 그 순간이 가장 행복한 것처럼 - 마인퍼퓸랩의 택배를 기다리던 마음이 딱 그런 느낌이었다. 경쟁률이 높아서 반신반의했는데, 이렇게 소중한 기회를 주신 것에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그만큼 다른 신청자분들의 몫까지 더해 정성스럽게 시향기를 작성해보려고 한다.



처음 택배 상자를 열었을 때부터 감동이 전해졌다.
체험단을 몇 번 참여해봤지만, 이렇게 정성스러운 손편지를 함께 보내주는 브랜드는 처음이었다. 향이 어떻든 간에, 마인퍼퓸랩이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한 인연으로 대한다는 마음이 포장과 구성에서부터 고스란히 느껴졌다. 덕분에 마음이 따뜻해졌고, 이번 체험단은 저에게 작은 연말 선물처럼 느껴졌더. 이번 경험을 통해 마인퍼퓸랩이라는 브랜드를 더 깊게 알게되었고, 자연스럽게 주변에도 추천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물론, 가장 중요한 향들도 정말 매력적이었다.
우선 모르는 분들을 위해 마인퍼퓸랩(MINE PERFUME LAB) 브랜드를 짧게 소개하겠다. 마인퍼퓸랩은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시작된 니치 퍼퓸 브랜드로, 원재료의 본질에 집중하여 향수를 만들어내는 곳이라고 한다. 향수 병입부터 라벨링, 왁스 실링까지 이탈리아 각지 장인들과 협업하며 모든 과정을 수작업을 통해 완성된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우리에게 있어 핸드메이드란 경청과 참여, 디테일에 대한 주의, 시대감각에 맞는 경험,
제작하는 이와 받는 이 모두를 만족시키고 기쁘게 하는 고객과의 인간적인 관계,
그리고 관습에 도전하고 하나의 강렬한 아우름으로
모든 감각을 일깨우는 아름다움을 의미합니다.
이 문장을 읽고, 마인퍼퓸랩이 단순히 향을 만드는 브랜드가 아니라 '향을 통해 사람과 관계를 만들고자 하는 브랜드'라는게 확실히 느껴졌다. 이런 철학이야말로 진짜 '명품'을 만드는 마음가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지금부터는 2025년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마인퍼퓸랩(MINE PERFUME LAB) 향수 8종과 추가적으로 삐삐(PIPPI) 향에 대한 솔직한 시향 후기를 써보려고 한다. 소개 순서는 랜덤이며, 마지막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3가지 향에 대한 짧은 코멘트도 써보도록 하겠다.
ALLERIA(알레리아)
Top / 베르가못, 시클라멘, 솔트
Heart / 허니서클, 제라늄, 팔마로사
Base / 머스크, 바닐라, 코코넛, 파출리, 마이소르 샌달우드, 통카빈
바람 부는 해변에서 산책 후, 따뜻한 호텔 방에 들어왔을 때 퍼지는 포근한 공기 같은 향


알레리아(ALLERIA)는 마인퍼퓸랩 체험단 신청할 때 제일 궁금했던 3가지 향수 중 하나였다. 이유는 바로 ‘햇살과 바람, 바다의 향을 담은 프레시 플로럴 우디향’ 이라는 한줄 설명 문구가 너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직접 맡아보니, 딱 저 이미지가 떠올랐다. 처음에는 베르가못의 달콤하면서도 시트러스한 아로마틱 바이브가 산뜻하게 올라오고, 가볍게 파우더리한 느낌이 느껴짐과 동시에 파도가 바위에 부딪혀 흰 물살이 튀어오르는 시원한 이미지가 떠올랐다. 바다향의 짭쪼름함도 살짝 느껴지고. 파도를 닮은 향이지만 아쿠아틱이 과하지 않고, 은근한 스킨 바이브가 스쳐 지나가는 느낌이며, 전반적으로 깔끔한 시트러스 우디로 느껴졌다. 베이스에는 잔잔한 아로마틱 우디 머스크가 깔려있고, 시간이 지날 수록 살짝 달아지는 머스크의 부드러움이 올라온다. 전체적으로 중성적이고 맑은 느낌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아쿠아노트, 마린노트는 진한 스킨냄새로 느껴질 때도 있고 울렁이는 경우가 많아서 선호하지 않는데, 알레리아(ALLERIA)는 아쿠아 향조가 메인인 느낌은 아니어서 괜찮았다.


알레리아(ALLERIA)는 깨끗하고 단정한 이미지의 사람이 입으면 잘 어울릴 것 같은 향이다. 옷은 주로 화이트, 그레이, 네이비의 무채색을 입으며 평소에는 깔끔한 셔츠, 니트, 슬랙스를 즐겨입고 액세서리도 심플하게. 알레리아(ALLERIA)는 강하고 임팩트 있는 향이기보다는, 차분하면서도 또 청량한 매력이 있어서 피부톤이 밝고 맑고 깨끗한 느낌과 잘 어울릴 것 같다. 배우 임시완님이 떠오른다. 개인적으로 임시완님의 차분하고 깔끔한 느낌을 참 좋아하는데, 알레리아 향이 찰떡같이 어울릴 것 같다.


ARCHE'(아르체)
Top / 바이올렛
Heart / 아이리스
Base / 레더 아로마, 샌달우드, 버지니아 시더우드, 파피루스, 앰버
테일러 샵에 들어선 순간 은은하게 맞이하는 단정하고 깔끔한 레더 향


‘나폴리의 골목에서 느꼈던 향의 기억을 담은 향’이라는 설명을 상상하며 아르체(ARCHE’)를 맡아보았다. 나폴리의 골목은 도대체 어떤곳일까? 생각했던 향과 전혀 다른 느낌에 놀랐다. 처음 제 코에 들어온것은 화하게 올라오는 프레시한 파스 같은 숲향. 그 아래엔 자연스럽게 가죽의 부드러운 질감이 얹혀진 느낌이었다. 요 부분에서부터는 르라보(lelabo)의 상탈33이 스쳐지나갔지만, 그보다는 훨씬 마일드하고 젠틀한 향으로 느껴졌다. 상탈은 나에게 좀 많이 힘든 향이었는데 아르체(ARCHE’)는 맡기 편했다.
나폴리 골목에는 가죽공예점이 많은걸까? 가보지않아서 모르겠습지만, 아르체(ARCHE’)에서 새 가죽 신발이 포장된 상자를 처음 열었을 때 날것 같은 설레는 가죽 향, 잘 정돈된 테일러샵에 들어갔을 때 맡아질 것 같은 향을 느꼈다.
나는 바이올렛 향조의 ‘물향'을 약간 오이향처럼 느끼는 타입인데, 여기서는 그 바이올렛이 무게감에 약간의 변주를 주면서도 향에 촉촉한 느낌을 더해주는 역할을 하는것 같다.


아르체(ARCHE’)는 자기관리를 잘 하면서, 일도 전문적으로 잘 해내는 깔끔한 테토남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첫인상은 약간 도도하고 까칠할 것 같은데, 가까이 다가갈 수록 매력있는 사람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젠틀하고 세련되고 섹시한 이미지도 있다. 나 꾸몄어!는 아닌데, 볼수록 왜인지 고급스러운 느낌이 드는 사람. 아이비리그컷에 검정 가죽자켓, 그레이 폴라니트를 즐겨 입을것 같다. 차분하면서도 섹시한 배우 서강준이 떠오른다.


AMBRE CAFE' (암브레 카페)
Top / 플로럴 노트
Heart / 커피, 로즈
Base / 바닐라, 화이트모스, 앰버
반차를 내고 거리로 나온 어느 오후, 카페에 들러 가지는 달콤한 휴식의 시간


체험단 신청을 할 때, 커피 노트가 들어있어서 무척 궁금했던 향이었다. 그런데 그 사실을 잊은 채로 암브레 카페(AMBRE CAFE')를 처음 맡았을 때는 커피의 존재를 몰랐다. 코에서 처음 느껴졌던 것은 달큰한 바닐라였다. 바닐라는 맡자마자 기분을 좋아지게하는 마법같은 매력이 있는것 같다. 달콤하고 향기롭다.
그 뒤에 느낌은 갓 구운 빵들이 잔뜩 진열되어 있는 빵집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다. 달콤한 바닐라의 달달함 사이로 약간 향긋하고 시원한 향이 느껴지는데, 장미의 존재감인것 같다. 이 조합이 정말 독특하고 중독적이다. 나중에 노트를 보고나서, 아 맞다, 커피향이 있었지! 하고 다시 맡아보았는데, 암브레카페(AMBRE CAFE')에서 느껴지는 커피는 분쇄된 원두의 스모키한 로스팅 향이라기 보다는, 홀빈 상태에서만 느껴지는 맑고 향긋한 아로마에 가까운 것 같다. 매일 드립커피를 내려마셔서 원두를 항상 시켜먹는데요, 새로 볶은 원두를 받으면 그 향이 정말 좋다. 커피의 쓴(bitter) 결은 없고, 커피가 지닌 고유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향만 느껴지는데, 이게 바닐라의 달콤함과 섞여 부드럽게 피어오른다.
빵집에서 마치 갓 구워서 나온 크로와상을 한 입 베어문 순간 같은 달콤한 따뜻함이 느껴지는 향이다. 시간이 지나도 트레일의 큰 변화가 없이 이어지고, 중간중간 장미의 새콤한 결이 올라오는 듯한 향이다. 편안하면서도 매력적인 향이다. 추운 겨울 날,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가면 따뜻한 공기속에 따뜻한 커피향기가 가득해서 저절로 기분이 행복해지는데, 암브레카페(AMBRE CAFE')는 그런 향기처럼 맡고 있으면 코가 전혀 피곤하지 않고, 기분이 다운되었을 때 기분을 업해줄 수 있는 그런 향기같다.


암브레 카페(AMBRE CAFE')는, 따뜻한 아이보리색 니트와 오후의 햇살 그리고 커피가 떠오르는 향이다. 퍼스널컬러로 치면 가을웜톤이 딱! 남성이라면 가죽대신 부드러운 스웨이드 자켓을 입을것 같은 이미지다. 아무래도 남성보다는 여성이 좀 더 잘 어울릴것 같고 부드러운 달콤함과 가을톤의 이미지가 배우 문가영님과 잘 어울릴것 같다.


CARME'(카르메)
Top / 민트, 아몬드, 샤프란
Heart / 이집트 쟈스민, 타바코 잎, 시더우드
Base / 앰버그리스, 우드부케, 머스크
해질녘, 호텔 라운지의 붉은 조명 아래서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느끼는 몽환적인 밤 공기 같은 향


카르메(CARME')는 뿌리자마자는 상큼한 시트러스 차(tea)향이 먼저 코를 때린다. 민트와 자스민 조합 때문인지 이 부분에서 차(tea)향의 상쾌하고 그리너리한 느낌을 받았다. 나는 차향이 가끔씩 살냄새처럼 느껴질 때가 있는데, 카르메(CARME')도 그래서 이부분이 은은한 살냄새처럼 느껴졌다. 흡사 아뜰리에코롱의 울랑앙피니가 스치기도 하는것 같다.
상쾌한 차(tea)향 밑으로 암브록산 특유의 '달달한 쇠맛' 같은 매끄러운 공기감이 동시에 느껴졌다. 달달한 부분이 메종프란시스커정의 바카라 루쥬의 녹인 설탕, 달고나향을 떠올리게 했는데, 대신 여기에 산뜻한 탑이 추가되어서 전체적으로 더 입체적인 향이다. 그 아래는 묵직한 달달함이 깔려있는데, 향이 두개의 레이어로 다른 결을 유지한 채 섞이지 않고 공존하는 느낌이 들어 새롭기도 하고 독특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시트러스한 차향은 옅어지고 달달함이 더 메인이 되는 느낌으로 간다.
카르메(CARME')는 '가장 고귀한 기억과 사랑을 담은 향' 이라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서인지, 향을 맡을 때마다 사랑의 여러 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사랑은 설탕처럼 달콤한 순간도 있고, 차(tea)처럼 씁쓸한 순간도 있는데 그런 서로 다른 감정들이 한 사람 안에서 번갈아 올라오듯이, 카르메(CARME')에서도 두 가지 결의 향이 섞일 듯 말 듯 계속 이어진다. 그 모습이 남자와 여자가 서로 다른 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결국 하나로 이어지는 사랑의 모습과 닮아서, 이 향이 담고 있는 '사랑의 다채로운 기억'이 더 깊게 공감되었다.


카르메(CARME')는 중성적인 향이라 남녀 모두 어울릴 것 같은데, 부드러운 이미지의 남성분이 쓰시면 조금 더 매력적일 것 같은 향이다. 시크하지만 친절한 분위기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겉은 쿨톤인데 알고 지내보니 속은 따뜻한 사람. 외형은 깔끔 단정한데, 행동은 다정하고, 어딘가 스마트한 매력의 사람. 패션은 미니멀하면서 시크하고 모노톤 룩이 잘 어울릴 것 같다. 시크하면서도 따뜻함이 공존하는 다채로운 매력이 있는 배우 이도현님이 떠오른다.


MARTINIQUE(마티니크)
Top / 그린노트
Heart / 럼, 타바코 잎
Base / 엠버부케, 레더, 모스, 통카빈
여름날 해질녘 호텔 루프탑 바에서 연인과 함께 스파클링 칵테일을 마시며


한여름 타는 듯한 갈증 끝에, 시원한 탄산음료를 따서 첫 모금을 마실 때, 탄산 한 모금이 목을 시원하게 적시며 쏴-하고 시원하게 내려가는 그 청량한 느낌. 오프닝에서는 파인애플 탄산음료 캔을 톡! 따서 첫 모금을 마셨을 때의 스파클링한 향이 처음 코를 스친다. 박x스 같은 에너지 음료 느낌의 바이브도 살짝 있다. 그리고 스파클링한 향에 익숙해 질 때 쯤, 시원달달하면서도 중간에 얼씨(earthy)한 느낌이 살짝 느껴진다.
30분 정도 지나면 탄산감은 사라지고, 부드러운 가죽 텍스쳐가 느껴지는데, 새로 뽑은 세단을 탔을 때 느껴지는 깔끔한 레더향이 느껴진다. 아르체(ARCHE')에서 느껴지는 가죽의 결과는 약간 다른, 부드럽고 은근한 가죽 바이브다. 코코넛의 달콤한 향조가 스치듯 코에 느껴지기도 하는데 노트에는 없다.
럼이 들어가서인지 중반부터는 은근히 달콤하면서도 약간 취하는 듯한 몽롱함이 느껴진다. 계속 맡다보면 코끝을 살짝 후끈하게 자극해서 부드러운 취기가 올라오는 느낌이 드는것 같다. 첫번째보다 두번째, 세번째 시향했을 때가 더 더 매력적인 향이었다. 이 향을 맡았을 때 저는 에스파의 'Richman'이 떠올랐다.
"I am a Rich Man. I'm that one 난 나로 가득해. By myself, I am a Rich Man"


마티니크(MARTINIQUE)는 자기애와 여유가 넘치고, 자신감 넘치는 사람이 뿌릴 것 같은 향이다. 스파클링한 첫 향처럼 밝고 통통 튀는 매력이 있지만, 안쪽은 또 부드러운 가죽과 코코넛 같이 반전 매력이 있는 산뜻하면서도 센스 있는 사람이 떠오른다. 도시적인 패션 스타일과 차분하고 여유가 만렙일 것 같은 이미지, 부드러운 리치맨, 모델 이수혁님이 떠오른다.


MU-GHET-TO(무겟토)
Top / 레몬
Heart / 릴리오브밸리, 로즈, 일랑일랑
Base / 머스키부케
따뜻한 바람에 레몬 향과 꽃향이 살짝 섞여 불어오는 봄날 같은 향


무겟토(MU-GHET-TO)를 처음 맡았을 때는 레몬의 스윗하고 새콤한 시트러스를 먼저 느꼈다. 상큼한 레몬 껍질을 아주 얇게 갈아낸 듯한 산뜻함이 초반에 스쳐 지나가면서, 향 전체에 깔끔한 첫인상을 만들어준다. 그 뒤로 올라오는 향은 꽤 머스키한 플로럴인데, 이 부분에서 제 취향에는 조금 묵직하게 느껴졌다. 코에서는 맡았을 때 푸른색 이미지가 먼저 떠올랐고, 파우더리한 코튼향과 아쿠아 노트가 함께 그려지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물결 위로 파우더 입자가 가볍게 퍼지는 듯한 느낌이라고 할까. 청량한 하늘의 구름같는 이미지도 떠올랐다.
베이스로 갈수록 베이비파우더같은 잔향이 살짝 남는데, 이 부분은 편안하면서도 깨끗한 분위기를 줘서, 데일리로 무난하게 쓰기 좋을것 같다. 다만 나는 코튼 계열이나 머스크 플로럴, 특히 릴리 오브 밸리 향조 조합을 전형적인 비누, 코튼 세제향으로 느끼다 보니 '맑음'보다는 다소 텁텁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플로럴 머스크나 은방울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전체적으로 상큼한 시트러스와 깨끗한 플로럴 머스크가 조합된 시원하고 깨끗한 향이라 취향에 맞게 잘 사용할 것 같다.


무겟토(MU-GHET-TO)는 깨끗한 물기와 레몬, 마린의 차가운 공기감이 느껴지는 향이어서, 도시적이면서도 시크한 이미지가 어울린다.. 다소 차가운 첫인상인데 베이스는 머스키하고 파우더리하게 남아서 정돈되고 깔끔한 룩을 선호하는 사람에게 잘 어울릴 것 같다. 네이비, 라이트블루, 화이트 컬러가 잘 어울리는 쿨톤 바이브에 도시적이고 쿨한 인상의 배우 이재욱님이 떠오른다.


VESEVO(베세보)
Top / 캐시미어 우드, 코튼캔디
Heart / 파출리, 시프리올, 인센스
Base / 머스크, 오드, 우드 부케
차가운 숲 공기 사이로 은은한 수증기와 따뜻한 우드 향이 겹쳐지는, 고요하고 깊은 향


베세보(VESEVO)는 처음 맡았을 때와 두번째 맡았을 때 다르게 느껴졋던 향이라 당황스러웠다. 처음 맡았을 때는 프레시한 우디, 로즈, 가죽의 조합으로 느껴졌다. 장미는 달달하게 피어오르지만 톤이 높지는 않고, 그 아래 깔리는 가죽과 잘 어우러져 하나의 향처럼 조화롭게 느껴졌다. 아르체(ARCHE')보다 훨씬 부드럽고 여성도 부담없이 쓸 수 있는 마일드한 가죽향으로 느껴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장미는 거의 사라지고, 아가우드 중심의 잔향으로 바꼈다.
두번째 시향했을 때는 신기하게도 장미와 가죽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 향을 들이맡자마자 코가 시원해지는 향이었다. 마치 산림욕장에 들어온 듯한 프레시한 느낌. 그런데 또 이걸 다르게 맡으면 굉장히 스모키한 화산 폭발하고 연기가 피어오르는 그런 향으로도 느껴진다. 처음 시향했을 때 가죽향으로 느꼈던 부분은 바로 이 스모키한 부분을 착각한거 같다.
그 다음으로는 은은한 수증기 향이 느껴졌다. 내 코에는 아갈우드의 향이 강하게 느껴졌다. 화산 폭발 후 그 열기로 인한 수증기의 향처럼 느껴졌다. 나무와 수증기 향이 섞여진 은은한 향으로 개인적으로는 아주 좋아하는 향이라 힐링되는 향이었다. 참고로 나는 찜질방 냄새, 수증기 냄새, 스팀냄새 다 좋아한다.
베세보(VESEVO)는 나폴리의 베수비오 화산에 대한 찬사로 만들어진 향이라고 하는데, 정말 묘하게 화산이 떠오르는 향이다. 사실 예전에 뉴질랜드 여행을 갔을 때 화산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엄청난 유황냄새, 맥반석 계란냄새가 났었다. 향수로 만들기에 적절한 향은 아니다. 베세보는 차가운 공기 속 스모키한 우드와 수증기가 만난 숲의 향으로 화산 폭발 후 증기가 피어오르는 풍경을 떠올리게 하는 향인것 같다.



베세보(VESEVO)는 말이 많지 않고, 신비롭고 내면 깊이가 더 매력적인 타입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차가운 듯 한데, 알고보니 따뜻하고 섬세한, 겉으로는 부드러워보이는데 사실 내면은 강인한 그런 이미지가 떠오른다. 패션은 뉴트럴 하고 내추럴 한 계열이 잘 어울릴 것 같다. 내면이 강하고 따뜻한 배우 김우빈 님이 떠오르는 향이다.


OLLA'(올라)
Single note / 밀크
햇볕에 말린 하얀 손수건에서 나는 뽀얗고 깨끗하게 퍼지는 은은한 비누향


올라(OLLA')는 우유 단일 노트로, 시향 전부터 제일 궁금했던 향이었다. 이름만 들었을 때는 뽀얗고 달달하며, 약간 구수한 우유향을 상상했다. 그러면서도 우유의 크리미함이 혹시라도 비리게 느껴지지 않을까 느껴지지는 않을까? 걱정도 살짝 있었다. 하지만 막상 향을 맡아보니, 예상과는 완전히 다른 결의 향이었다. "이게 우유가 맞아?" 싶을 정도로 전체적으로 깨끗하고 뽀얀 비누향이 먼저 올라왔다.
아이보리 비누를 몸에 바르고 헹궈낸 뒤 조금 시간이 지나면 나는 그런 은은한 비누향- 바로 그 느낌이랑 가장 가까웠다. 여기에 산타마리아노벨라의 프리지아가 스쳐가는 결도 느껴졌는데, 프리지아가 조금 더 플로럴 하고 쨍하게 펼쳐진다면 올라(OLLA')는 훨씬 간결하고 담백하다. 특히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깨끗하게 삶은 손수건을 햇볕에 말렸을 때 나는 그 특유의 '뽀득한' 세탁향이 자연스럽게 스며 있다는 점이다. 이 뽀득함 덕분에 향이 전체적으로 맑고 투명하게 느껴졌다. 정직한 비누향은 때로는 너무 쨍하게 올라와서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올라(OLLA')는 그보다 훨씬 부드럽고 편안한 결로 다가와 데일리로 쓰기에도, 다른 향과 레이어링하기에도 정말 좋은 구조라고 느꼈다.


올라(OLLA')는 출근, 데이트, 일상 어디에서든 깔끔하게 쓸 수 있는 데일리로 부담없는 향이다. 떠오르는 이미지는 깨끗함, 깔끔하고 단정한 이미지로, 저는 처녀자리(virgo)사람이 떠오른다. 나서는걸 좋아하지 않고, 베이직 룩을 선호하며 튀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이미지로, 떠오르는 연예인으로는 김연아님과 박보검 님이 떠오른다.


PIPPI(삐삐)
Top / -
Heart / 화이트 플라워
Base / 머스크, 탈크 노트
초등학생 시절 문방구 스티커에서 느꼈던, 달콤하고 투명한 바람이 스치는 순간의 향


삐삐(PIPPI)는 올라(OLLA')보다 한층 더 밀키하고 부드러운 스파클링이 탑에서 탁 하고 피어오르는 향이다. 처음 맡았을 때는 과하지 않은 소다향 같은 발랄함에, 크림을 살짝 섞은 듯한 밀키 스파클링 플로럴이 바로 코끝에 스친다. 마치 겉에 설탕이 잔뜩 묻은 젤리를 한입 베어 물었을 때 입안에서 톡 터지는 달콤함과, 그 뒤에 남는 부드러운 질감이 이미지처럼 떠올랐다.
그 달콤한 첫 느낌이 지나고 나면, 연한 코튼 향과 향긋한 플로럴의 깨끗함이 서서히 올라온다. 어릴 때 문방구에서 사던 옷입히기 캐릭터 스티커에서 나던 그 특유의 향이 순간적으로 떠올랐다. 학교가 끝나면 친구들과 꼭 들르던 문방구, 손가락으로 스티커를 한 장씩 떼어낼 때 풍기던 약간 달달하면서도 깨끗한 그 향 - 삐삐(PIPPI)는 그런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향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삐삐(PIPPI)는 조금 더 코튼 비누 같은 보송함이 강해지는데, 올라(OLLA')와 비교하자면 전체적인 농도가 훨씬 언하고 소프트하다. 올라(OLLA')가 확신의 '비누'라면, 삐삐(PIPPI)는 여리여리한 코튼 플로럴에 가까운 느낌. 그래서 더 소녀스럽고, 더 맑고 투명한 인상이 남았다.
잔향에서는 밀키, 머스키, 파우더리가 은은하게 이어지는데, 비누향을 평소에 어려워하는나에게도 부담스럽지 않은 웨어러블한 잔향이었다. 전체적으로 차가운 비누나 쨍한 코튼이 아니라, 부드럽게 풀린 솜사탕같은, 바디로션 향처럼 스며드는 편안한 향이었다.



삐삐(PIPPI) 이름처럼 투명하고 귀여운 무드가 잘 담겨있다. 여리여리하고 살짝 소녀같으면서 천진난만한 분위기가 어울릴 것 같다. 보호본능을 일으킬 것 같은 이미지에, 화장도 진하지 않고 내추럴하고 부드러운 느낌. 섬세하고 감성이 풍부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깨끗하고 맑은 바이브에, 순수한 이미지인 배우 이세희님이 떠오른다.


🤍감상
마인퍼퓸랩 디스커버리 9종을 체험해보면서, 각 향이 불러일으키는 분위기와 감정의 결이 정말 다양하다는 걸 느꼈다. 무엇보다 인상깊었던 점은 모든 향들이 각자의 스토리를 담고있다는 점이었다. 향수를 고를 때 특정 향조를 세세하게 분석하기 보다는, 향을 맡을 때 떠오르는 감정과 분위기, 이미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었다. 그래서 시향기를 쓸 때도 떠오르는 이미지들을 같이 넣곤 하는데, 이번 체험단을 진행하면서 마인퍼퓸랩의 스토리를 읽고, 내가 느낀 인상과 비교해보는 과정이 특히 즐거웠다. 그 스토리가 향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힌트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경험과 연결되면서 더 깊은 감정이 떠오르기도 했다.
향을 선물하거나 추천할 때도 향조보다 그 사람의 이미지와 분위기에 더 집중하는 편이다. 이번 디스커버리 세트를 시향할 때도 자연스럽게 그런 방식으로 향을 느껴보았다. 9가지 향들을 모두 만나본 뒤, 내 취향을 저격하는 향들을 모아 주관적인 TOP3를 선정해보았다.
🥉3위- 베세보(VESEVO)
베세보는 두 가지 다른 매력을 느끼게 해준 향이었다. 첫 시향에서는 프레시한 우디와 마일드한 로즈, 여기에 살짝 얹힌 부드러운 가죽이 세련되게 어우러져 '깔끔한 우디 로즈'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두번째 시향에서는 차가운 숲 공기, 수증기, 아가우드가 더 강하게 느껴졌다. 베세보는 어떤 날은 부드럽고 로맨틱하게, 또 어떤 날은 묵직하고 신비롭게 느껴지는 향이었다. 특히 그 은은한 숲·수증기 느낌이 저에게는 큰 힐링으로 다가왔다. 베세보(VESEVO)는 내가 뿌리기보다는 남편에게 선물해주고 싶은 향이다.
🥈2위 - 올라(OLLA')
정직한 비누향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맡으면 깨끗하고 좋은 느낌인건 알겠는데, 굳이 왜 그걸 향수 향으로 뿌려야 하지 싶은 마음이이랄까. 그런데도 다른 향들을 제치고 나의 마음을 흔든 것이 바로 올라이다. 나름 다양한 비누향 향수들을 만나보았지만, 올라는 자극 없이 깨끗하고 담백한 비누향의 정수를 보여주는 향이다. 말하자면, 질 좋은 흰티셔츠같은 향. 매일 입을 수 있고, 무엇과도 잘 어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부담없다. 고민되는 날 손이 가장 먼저가는 기본템 같은 향이다. 비누향을 잘 소화하지 못하는 내 코에도 만족스러운 향이어서 2위로 선정했다.
🥇1위 - 삐삐(PIPPI)
대중적인 인기로만 본다면 아마 올라가 더 위일수도 있겠지만, 나에게 개인적으로 가장 큰 코쿵을 준 향은 삐삐(PIPPI)다. 삐삐는 비누향보다 한층 더 밀키하고 여리여리한 플로럴 바디(body)가 있어서, 비누향을 어려워하는 나에게는 오히려 더 편하고 취향 저격인 향이었다. 나에게는 잊고 있던 동심을 불러오는 향이기도 했다. 삐삐의 그 잔향의 부드러움, 밀키함, 머스키함이 너무나 웨어러블한 분위기를 만들고, 뿌릴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고 주변에도 포근한 긍정 에너지를 전해줄 것 같은 향이다. 무엇보다 나의 이미지와도 올라보다는 삐삐가 더 잘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1위 향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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