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로에 향수로부터 제품을 제공받아 작성된 솔직한 후기입니다.


향수를 좋아하고 사용한 지 오래되었다면 꽤 오래되었는데, 그동안 이런저런 향수들을 많이 써왔고,
니치 향수 패션향수 할것 없이 사용해봤지만
요즘은, 맡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코가 편한 어렵지 않은 향수들이 더 손이 자주간다.
'끌로에'는 대학생 때 제일 즐겨 쓰던 향수 브랜드여서 애정도 많고 추억도 많은데,
이번에 끌로에 새로운 향수 르 퍼퓸이 나왔다고 해서 사실 엄청난 기대를 했다.
soft, gentle, calm, elegant



끌로에 르 퍼퓸에 대한 내 첫인상은 따뜻함, 부드러움, 우아함, 세련됨 이다.
끌로에 향수의 강점이라고 한다면 바로 '페미닌하고 우아한 예쁜 장미 향'을 잘 뽑아내는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번 끌로에 르 퍼퓸은 확실히 다르다.
기존에 경험했던 끌로에 향수들은 대부분 봄에 어울리는 상큼하고 프레시한 플로럴 느낌이 강했다.
그런데 르 퍼퓸은 확실히 가을에 어울리는 향이랄까? 확실히 농익은 성숙미가 있는 향이다.
그렇다고 고전적이고 클래식한 향은 아니다. 오히려 현대적이고 세련된 느낌이다.
또, 시향지에서 맡았을 때 와 내 피부와 만났을 때의 차이도 재미있었다.
Top / Orange blossom
Middle / Rose
Base / Vanilla, Tonka Bean, Amber



르 퍼퓸을 처음 뿌리면 프레시한 오렌지블로썸 향과
장미의 깨끗하면서도 플로럴한 향긋함이 느껴진다. 갓 씻고 나온 프레시한 느낌이랄까. 코가 시원한 느낌이 들고.
그 뒤로 은은한 바닐라의 달콤함이 감싸고 들어온다.
뿌리고 조금 뒤 부터는 비오는 날 촉촉한 생장미 의 줄기와 같은 향이 느껴진다. 내 코에는 시더우드나 앰브록스와 같은 쎄하고 드라이한 우드향도
느껴졌다. 몇년 전 방문했던 런던의 거리가 떠오르는 향이었다. 런던 거리를 걸어다닐 때 사람들을 스치면 나는 향기들이 있었다.
우디하면서 달콤하고 세련된 향기. 비 오는 런던 오후의 거리가 떠올랐다.
왜 어떤 향을 맡으면 그때의 기억들이 저절로 떠오르는데, 끌로에 르 퍼퓸은 나에게 런던을 떠올리게 하는 향이었다.


바닐라가 베이스노트에 들어있다보니 따뜻한 분위기는 계속 깔려있다.
분명 바닐라가 메인은 아닌데 은근히 존재감이 있다. 그런데 왜 바닐라가 들어있으면 자칫 유치하거나 너무 달아서 느끼할 때가 있다.
하지만 르 퍼퓸은 그렇지 않았다. 프레시한 플로럴 향과 노트에는 보이지 않지만 내 코에 느껴지는 시더우드 혹은 암브록스와 같은 우디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시향지에 뿌려서 맡았을 때는 우디함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내 손목에 뿌렸을 때는 건조한 우디함은 날라가고, 촉촉한 장미향과 부드럽고 둥근 단맛이 더 올라왔다. 내가 르 퍼퓸에서 제일 좋아하는 부분은 여기부터다.
어떤 느낌이냐면, 비 오는 날 장미꽃 위에 남아있던 물방울들이 따뜻한 실내 공기와 섞이면서 천천히 단내로 피어오르는,
그런 느낌.
이 부분이 약간 체리 향 리큐어 느낌으로 언뜻 느껴진다. 그래서 시향지 보다 피부에 뿌렸을 때 훨씬 좋았다.


무드는 캐주얼하지 않고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에 가깝다.
바틀에 버건디 리본이 달려있는데, 버건디가 딱 떠오르는 향이랄까.
가을 공기가 서늘한 날 트렌치코트를 입은 우아한 여성에게서 날 것 같은 향이다.
트렌치 코트랑 찰떡.
이런 분위기의 사람들에게서 날 것 같은 향이다. 확실히 캐주얼과는 거리가 있는 느낌. 30대 이상의 성숙한 여성에게서 날 것 같은 우아한 향이다. 그렇다고 향이 독하거나 쎄지는 않다. 내 코에는 향이 꽤나 delicate 하고 섬세하게 느껴진다.
은은하게 계속 사라지지 않고 코 끝을 맴도는 존재감을 드러내는.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차분하고 남을 배려하지만 부드러움속에 자기확신이 있는 그런 우아한 사람이 떠오른다.
좋은 향수들은, 맡을 수록 질리지 않고 맡을 때 마다 새로운 매력이 느껴진다. 향이 평면적이지 않고 입체적이다고 할까?
나에게 르 퍼퓸은 그런 입체적인 매력이 있는, 그래서 질리지 않고 뿌릴 수 있는 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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