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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 연산동물의료센터 내원후기_고양이 변비 치료(관장)

저녁에 복댕이가 화장실을 들락날락 하는데 계속 아무것도 못싸고 힘만 주다 나오기를 반복했다. 그러다가 사료토를 한번 하고 또 하얀 거품토도 했다. 이때까지만해도 헤어볼토를 하려나보다 하고 지켜보고 있었는데 거의 스무번 가까이 화장실을 들어가서 낑낑대다가 나왔다. 이런적은 처음이라서 당황스러웠고 응아가 안나와서 괴로워하는것 처럼 보였다.

응꼬사진 주의













계속 힘을 줘서 항문낭이 좀 나오고 응아도 껴있다. 저런거 10년만에 처음봤다; 안나오면 좀 릴렉스하지 계속 답답한지 배출하려고 화장실을 왔다갔다 하다가 거품토도 5번정도 하고 마지막에는 개구호흡까지 했다. 이대로는 밤새 고생할것 같아서 고다에서 서칭을 하다가 글을 보고 24시 연산동물의료센터를 가기로 했다.


이때 시간이 금요일 오후 9시쯤이어서 원래 다니던 큰마음동물병원과 조앤박은 다 야간진료를 하지않아 연산동물의료센터를 선택했다. 해운대에도 24시병원이 있긴하지만 굳이 멀리까지 간 이유는 재작년 복댕이가 급성 오연성폐렴으로 위급했을 당시에 해운대 24시동물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았는데 의료장비가 부족하기도 했고 의료진의 전문성도 신뢰가 가지 않았기때문이다. (엑스레이를 찍어보고 폐렴이 아니라 심장문제라고 오진함) 조금 멀더라도 이번에는 한번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고생을 덜 하고자 고다에서 추천글을 본 병원을 선택하게 되었다.

병원은 해운대 중동에서 약 25분정도 걸렸고(밤이라 딱히 차가 막히지는 않았다) 가는길에 전화해서 여쭤보니 바로 진료가 가능하다고 하셨고 9시30분 전에 접수를 하면 야간진료비가 붙지 않으니 가능한 한 그 전에 오라고 하셨다. 병원이 1층이고 바로옆에 전용 주차장이 있는점이 너무 편했고, 직원분들이 모두 친절하셔서 이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일단 진단을 위해 엑스레이 총 3장과 복부초음파를 진행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응꼬 끝부분에 변이 좀 딱딱해서 힘을 주느라 토를 한거고 별다른 문제는 없어보여서 피검사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마취없이 관장을 진행하기로 했고 우리는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복댕이의 비명소리가 엄청 우렁차게 들려서 마음이 아팠다ㅠㅜ 무섭고 낯설고 아프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우리아기
그렇게 복댕이 울음소리가 1-2분정도 지속되었고 얼마 안지나서 의사선생님이 무사히 응아를 빼냈다고 알려주셨다. 젤을 바르고 손으로 직접 빼내셨다고… 역시 수의사도 아무나 하는것이 아니다. 박재현 원장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그리고 복댕이는 구토억제제 주사를 맞고 약을 처방 받아왔다.

총 진료비와 약값은 22마넌. 똥빼는데 22만원이나 들었지만 그래도 고생 덜했으니 다행이라 생각해야지..
집에 돌아와서 보니 응꼬부분이 약간 부어있었다ㅠㅠ 얼얼하겠지 손가락이 들어갔으니. 여태까지 변비가 한번도 없었는데 이런일은 처음이어서 걱정이었다. 한번 이런일이 생기면 자주 변비가 온다고 하는데 앞으로 케어할것이 하나 더 늘은 기분이다. 여기 병원에서 준 알약이 엄청 커서 목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음날 먹여보니 생각보다 잘 삼켰다. 오히려 작은 캡슐보다 목구멍에 덜 달라붙어서 먹이기 쉬운거 같기도 하다.


병원에서는 유산균 복용을 추천해서 ‘리얼비피더스 유산균’이랑 차전자피 ’파이보’도 주문했다. 파이보는 예전에 구매하고 먹였던 적이 있는데 복댕이 입맛에는 맞았는지 따로 간식에 섞어주지 않아도 오도독 잘 씹어먹어서 아주 대견스러웠다. 그런데 파이보의 경우는 식이섬유라 장내에 물 을흡수시켜 응아를 크고 부드럽게 만들어 배출시켜주는 원리이기때문에 복용시에는 평소보다 물을 많이 섭취하도록 해줘야한다. 그리고 복용량도 생각보다 엄청 조금씩만 줘도 효과가 컸다. 너무 많은 양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응아가 너무 커져 거대결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변 크기를 봐가면서 양을 조절해주어야한다.

앞으로 계속 배변을 잘 하는지 지켜봐야겠지만 다행히 응급처치는 했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잘먹고 잘싸는 것이 복이라는 걸 오늘 다시한번 깨닫는다. 그리고 복댕이도 늙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이제는 천천히 받아들여야겠지. 집사는 병원비위해서 저축이나 열심히 해야겠다.